2008년 4월 24일 목요일

개구리 중사의 게임 진출, 구름 이재민 팀장 인터뷰


국진이빵 기억하시는지. ‘여보세요~’등 수많은 유행어를 낳으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김국진씨. 이 분의 인기가 얼마나 대단했던지 빵이 다 나왔다. 웃음을 양 볼에 잔뜩 머금은 귀여운 얼굴의 국진이빵은 대히트를 기록하며 핑클빵, 포켓몬빵으로 이어지는 캐릭터빵의 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식품에는 특별히 ‘안전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저변이 넓고 인기가 많다고 해서 쉽게 캐릭터의 이름을 상품에 넣을 수는 없다. 빵을 사먹는 것은 어린이지만 돈을 지불하는 것은 어머니. 자녀들의 먹거리에 대해선 어느 누구보다 철저하게 따져보는 우리네 부모님들이 긍정적으로 바라볼 캐릭터가 아니라면 애초에 캐릭터빵은 출시되지도 못하는 것이다.


즉 국진이빵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에는 안티 팬이나 스캔들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없어 식품안전성에 대한 신뢰가 위협받지 않았던 것이 한몫했다. 다시 말해 김국진씨는 단순히 인기가 많았던 것이 아니라 ‘먹어도 될 만큼’ 인기가 많았던 것이다. 그러니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지 않은가. 퍼렁별 지구를 침략하러 온 개구리 중사 케로로의 인기에 대해선 말이다.


이런 게 원소스멀티유즈.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투니버스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된 개구리중사 케로로는 4월 24일부터 ‘케로로파이터’라는 이름의 게임으로 그 매력을 더욱 더 전파하려 한다. 케로로파이터를 선두로 서로 다른 네 가지 장르의 케로로 게임 시리즈를 총괄하고 있는 구름인터랙티브의 이재민 마케팅팀장을 만나보았다.


= 개인적으로도 케로로를 좋아하시나요.

케로로 게임 시리즈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함께 했지만 케로로에 대해서 잘 알고 있지는 않았어요. 투니버스를 통해 방영된 분이 3시즌 140화가 넘어가는데 다 보지는 못했지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팬이 된 경우라 할 수 있겠지요. 지금은 무척 좋아합니다.


= 구름인터랙티브의 출범부터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클로즈베타나 게릴라테스트 등이 있긴 했지만 이번 프리테스트가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인데 어떠세요.

창립 때부터 함께 했던 프로젝트니까 소감이 남다릅니다. 그래도 이제 끝이라는 생각보다는 오픈을 하게 되니까 더 할 일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이제야 제대로 본격적인 일을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있죠.


= 주변에 자녀를 둔 어머니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청장년이 케로로를 좋아하는 경우를 보긴 했지만 케로로의 인기가 잘 실감되지는 않습니다. 게임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케로로의 인기가 어느 정도다 하는 걸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4월 30일부터 투니버스에서 케로로 4기가 방송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워낙 인기리에 방영중인 애니메이션이니까 앞으로도 그 인기는 이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인데도 케로로파이터 홈페이지에 놀러와 언제 오픈 하냐면서 한 시간씩 게시판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고 케로로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정말 많다는 걸 느꼈죠.

지난 클로즈베타 때는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많은 분이 찾아와 주셔서 서버에 무리가 간 적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서버와 관련된 부분은 이번 프리테스트에서 문제없도록 준비했어요.


= 케로로 게임 시리즈를 제작하시면서 가장 주안점을 둔 점을 꼽자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하나는 원작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요소나 스토리를 게임을 통해서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케로로파이터에서 사용하는 콤보기술에는 청소기나 먼지떨이, 프라이팬 같은 무기를 사용하는 데 애니메이션에서 자주 등장하는 아이템들이었죠. 게임 화면이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으로 느껴질 만큼 디자인팀이 고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캐릭터들의 동작 하나하나 표정 하나하나도 애니메이션을 보신 분들에게는 무척 친숙한 부분일 거예요.

또 하나는 게임을 어렵게 가지 말자는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여성유저는 한 대도 못 때려서 재미없다고 느끼는 액션게임들이 있는데요. 케로로파이터는 조작이 쉽고 스킬이나 필살기가 있어서 맞고 있다가도 역전을 할 수 있거든요. 이 때 사용하는 필살기는 물론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것이고요. 콤보공격도 막 연타를 해도 나갈 수 있는 식으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는 기조는 케로로 게임 시리즈 전체에 다 적용되는 것인가요.

그렇습니다. 케로로레이싱도 마찬가지고요. 드리프트가 쉬운 편이라서 케로로레이싱을 하다가 카트라이더를 하면 너무 어렵다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 특히 여성 유저 분들이 쉽고 재미있다는 평을 많이 해주십니다. 여성유저의 비율도 40% 정도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고요.


= 케로로레이싱이 1차 클베를 마쳤는데요. 레이싱이라는 장르가 지금은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시기 같습니다. 케로로레이싱은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메리트가 있긴 하지만 그래서 더욱 게임 자체가 주는 재미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난투전이라는 대전모드와 레이싱 게임이 갖춰야 할 기본적인 사항들, 그리고 서버 안정성을 중점적으로 점검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콘텐츠가 그렇게 많이 준비되지는 않아서 테스터 분들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까 걱정했었어요. 그런데 테스트가 진행된 며칠 사이에 병장, 하사 계급이 있을 정도로 열혈 유저 분들이 많았던 것은 고무적인 결과였어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면에 더해 누가 1등이 될 지 끝까지 알 수 없는 긴박감에서 많은 분들이 재미를 느끼신 것 같아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캐릭터를 바꿔가면서 색다른 플레이 패턴을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있고요. 여성 유저 분들은 캐릭터가 입을 수 있는 패러디 의상들에 많은 관심을 보여주기도 하셨죠.


=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다. 마지막에 역전이 가능하다.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실력이나 레벨이 뛰어난 유저들이 상대적으로는 손해를 보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미묘한 밸런스를 얼마나 잘 잡아나가느냐가 성패의 중요한 요인이 되겠지요.

게임의 결과에 따라 이등병에서 대장까지 계급이 올라가게 됩니다. 게임의 진행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물론 개개인의 실력이나 레벨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이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케로로파이터에는 스킬의 슬롯 수라던가 하나의 슬롯에 가질 수 있는 스킬의 개수가 레벨이나 능력에 따라 차이가 나거든요.


= 케로로파이터에서 올라간 계급이나 캐릭터 정보가 케로로레이싱과 호환이 되나요.

각각의 케로로 게임 시리즈는 개발하고 있는 스튜디오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좀 더 검토가 필요한 것 같아요. 아직까지는 개발 중인 부분이니까요.


= 개발 스튜디오가 각각 나뉘어져 있군요. 그 중에는 아무래도 첫 선을 보이는 케로로파이터의 어깨가 가장 무겁겠지요.

지난 3차 클로즈베타나 게릴라 테스트를 거치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오픈베타 이후까지 방송대회 등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스튜디오 네 곳이 서로 경쟁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케로로파이터의 결과가 좋으면 그 다음은 케로로레이싱 팀의 어깨가 무거워지겠죠. (웃음)


= 방송대회 리그전을 준비한다면 단순히 마케팅 차원의 일회성 리그전인가요. 아니면 카트라이더 리그처럼 이스포츠 수준으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신가요. 방송대회를 한다면 옵저버 모드 등 방송을 위한 시스템 개발도 필요할 것 같거든요.

물론 붐을 조성하려는 목적이 없진 않죠. 하지만 이스포츠 수준으로 올라서는 게 목표입니다. 그와 관련해서 옵저버 모드 같은 게임 내 시스템도 모두 준비하고 있고요. 그런데 너무 욕심을 내면 안 될 것 같아요. 일단은 게임의 재미가 우선이죠.


= 파이터와 레이싱 외 준비 중인 나머지 두 개의 게임은 언제 만나볼 수 있을까요. 또 다른 플랫폼으로도 케로로 게임이 나오는 지 궁금합니다. 원래는 케로로 게임을 포함한 케로로 월드의 계획도 있으셨잖아요.

올 해 안으로 RPG 장르의 세 번째 케로로 게임을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른 플랫폼은 아직 계획에 없고 모바일 쪽으로의 계획은 가지고 있습니다. 케로로 월드는 지금 오픈되어 있는데 온미디어의 투니랜드의 하위분류로 들어가 있어요. 케로로 월드에 관련된 콘텐츠도 계속 개발해 가고 있어요. 투니랜드는 어린이를 위한 지킴이 서비스나 위치확인 서비스 등 키즈포털을 지향하고 있어요.


= 케로로 게임 시리즈가 애니메이션에서 느낄 수 있는 부분을 이질감 없이 표현하는 것에만 그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거꾸로 애니메이션에 영향을 주는 부분도 있을까요.

케로로 게임시리즈는 애니메이션의 외전 격에 해당되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침략을 위해 훈련을 하는 내용의 케로로파이터가 있고, 그러면서 잠시 레이싱에 빠지는 스토리의 케로로레이싱. 그 후에 지구를 침략한 무리들과 전투를 벌이는 RPG. 이런 식으로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이 있죠.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부분은 아니지만 이번 케로로 4기 방영 때 엔딩용으로 만든 게임화면 애니메이션도 있어요. 일정이 맞지 않아 엔딩에 삽입되지는 못했지만 홍보영상으로 만나보실 수 있을 겁니다.


= 해외 진출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해외사업에 관련해서는 부서가 따로 있는데 진행 중인 곳이 있다고 알고 있어요. 그보다는 일단 국내에서 성공적으로 런칭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일본 캐릭터의 게임이라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오히려 외국의 콘텐츠를 게임으로 만들 수 있는 곳이 우리나라라는 데서 의미를 둘 수도 있지 않을까요. 케로로 게임을 거꾸로 일본으로 수출할 수도 있으니까요.


Inven Niimo - 이동원 기자
(Niimo@inven.co.kr)

2008년 4월 21일 월요일

R2, 투명 망토의 뒷 켠, 그들이 떠나는 이유

늘 열려있으면 '길'일테고 늘 닫혀있으면 '벽'일 것이다. 열렸다가 닫히고 닫혔다가도 열리는 게 '문'의 본질. 재미있게도 게임의 '서버'도 그런 본질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게 열렸다가도 어쩌다보면 닫히기도 하니...


얼마 전 (이라고 쓰고보니 한 달이 훌쩍 지났다) 게임사를 잠깐 방문할 일이 있었는데 벨제뷔트 서버가 열리고 나서 동접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벨제뷔트 서버, 그리고 4차 테스트 서버의 초창기는 접속이 불가능 할 정도로 사람이 몰렸으니 충분히 그랬으리라 짐작이 된다. 정액제 게임에서 동접자 증가는 수익 증대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 게임사로서도 나쁜 소식은 아니다.


그런데 왜 신서버를 열면 동접 수치가 늘까. 늘어난 동접수치는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가. 추측컨데 서버를 새로 열어서 늘어난 유저중에 아예 R2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신규 유저의 비율이 그리 높진 않을 것이다. 그 중에는 구 서버에서 장비와 캐릭터를 처분하고 새롭게 시작하고자 신 서버로 넘어온 유저들이 많겠지만, 단 이 경우에는 동접 수치의 변화를 주지 않는다, R2 를 접었다가 신 서버 소식을 듣고 다시 시작한 유저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신 서버를 열고 닫고 하는 일이 반복되면 구 서버 유저들 사이에서는 '서버 통합'에 대한 이야기가 슬슬 나온다는 게 문제다. 수익을 높이고 떠나간 유저를 돌아오게 하기 위한 방법 중 가장 시각적으로 빠르게 효과가 나타나는 방법이 '신 서버 오픈'이기는 한데 그러다보니 구 서버의 인구는 자꾸 조금씩 줄어든다. 효과는 좋은데 부작용도 있는 것이다.


가장 좋은 것은 신규 유저의 유입일테고, 그 다음으로 좋은 것이 '돌아오고 싶어하는 유저'들이 구 서버로 복귀하는 것. 그렇다면 이런 과제에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돌아오고 싶어하는 유저'들이 왜 돌아오지 않는 것인지. 아니, 그 전에 그들이 '왜 떠나가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얼마 전 모 서버의 한 반왕 군주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R2 의 어느 서버나 상황은 비슷하겠지만 4성혈의 연합과 반왕 세력의 오랜 전쟁으로 반왕 길드의 많은 길드원들이 빠져나가 있는 상태였다. 아직까지 남아있는 핵심세력들이 그나마 성혈과 힘겨운 게릴라전의 명맥을 유지하고는 있었지만 의미있는 대규모 전투를 벌이기엔 이미 전세가 기울어져 있음을 그도 애써 감추려 하지는 않았다.


승리에 대한 확신이 없는 전쟁. 그 패배감을 일반 유저가 이겨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하나둘씩 길드를 떠나고 게임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떠나는 길에 마지막으로 모든 주문서의 주문을 한 줄 한 줄 읽어내려갔던 건 아닐까. 무슨 소리. PK 면에서만 봤을 때 최고의 게임으로 망설임없이 R2 를 꼽겠다는 그는 유저들이 떠나는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고 단언했다.


"짱개가 많다 오토가 많다 하지만, 다른 게임에도 짱개 많고 오토 많고 작업장 많습니다. 핑계고요. 유저들이 떠나는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압축하면 2가지 입니다. 하나는 랙과 버그입니다. 아무리 고인챈 장비를 차고 있어도 게임 자체 랙 때문에 눕는 일이 비일비재하니까요. 두 번째 원인이 바로 투망입니다."


그가 말한 두 가지 압축된 원인은 동일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유저가 어떻게 해볼 수 없는 본장비 유실의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 그렇게 허탈하게 본 장비를 잃어버린 유저들은 복구를 위해서 혹은 마지막 희망으로 또 다른 본장비에 주문서를 바른다. 무리한 러쉬감행으로 본장비를 유실한 유저들은 마지막 묘비명을 남기듯 러쉬 게시판에 스크린샷을 올리곤 한다. 물론 그 중에는 '러쉬병'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R2를 접는 모든 유저들을 확률에 기대 한 방을 노리는 사행성에 중독되었기 때문으로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모든 공격은 그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투망피는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살기 위해서는 오로지 빛보다 빠른 귀환. 그것 뿐이죠. 항상 만피를 유지해야만 합니다. 담배를 필 여유? 타자를 칠 여유? 사치입니다. 늘 긴장한 상태에서 사냥하지 않으면 언제 어디서 투망피에 당할지 모르니까요. 과연 이런 긴장감 속에 사냥을 할 수 있을까요?"


3~5명 많게는 8명이 조를 짜서 고대의 계단 등 고레벨 사냥터를 돌아다니는 투망조의 공격에 방셋과 대감셋으로 60방이 넘어가는 캐릭터가 투망을 벗는 것을 보자마자 귀환을 눌러도 200의 체력이 깍여있다고 한다. 체력이 비교적 적은 레인저나 엘프, 저레벨 캐릭터들은 조금이라도 반응이 느릴 경우 투망피의 공격을 받으면 거의 사망하게 된다. 투망피를 직접 돌아봤다는 다른 유저는 '망피엔 90%이상 죽을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투망피에 대처하기 위한 유저들의 자구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투망을 입고 오는 캐릭터의 발자국 소리를 듣기 위해 클라이언트의 음원을 변조한 파일이 한 때 널리 퍼지기도 했다. 발자국 소리를 크게 만든 파일이었다. 그러나 그램린 등 다른 몬스터로 변신한 상태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투망피 조원들의 수법도 정교해졌다. 한 명이 먼저 덤벼들어서 상대방의 공격을 유도한 다음에 지켜보던 망피조가 일점사를 하거나 보조캐릭터로 말을 걸면서 갑자기 공격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일이 잦아지면서 나중에는 1:1로 이길 수 있는 적이 나타나도 그 뒤에 있을지도 모르는 망피가 무서워 귀환을 한다.


한 성혈 유저는 중립길드와 전쟁이 났을 때 일주일만에 1억실버에 해당하는 아이템을 먹은 길드원이 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싸우다가 떨군 것도 아니고 사냥하고 있는데 뭐가 번쩍하고 캐릭 죽고 장비 떨구면... 거의 접죠.' 전쟁이 한창이라 장비들의 시세가 많이 올랐을 때의 일이다. 투망을 가진 캐릭들 중 일부가 전쟁이나 공성 외에 부캐릭터로 카오단을 도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부가서비스를 통해 기간제 투망을 입고 있다고 발뺌할 수 있게 된 후 부터의 일이다.


성혈이 투망을 독식(?)하고 있어서 문제일까. 그는 R2의 투망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문제라고 반박한다.


"하나의 기간제 투망을 뽑으려면 3만원 짜리 부가 서비스를 20번 정도 받아야 하나 나올까 말까 합니다. 또 기간제 투망이 나와도 성혈 측에서 고가로 다 매입해버리고 있습니다. 물론 기간제 투망을 어떻게 해서든 확보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세요. 한달만 지나면 필드에 성혈, 반왕혈 어느 누구도 보이지 않을 겁니다. 공성전 때는 바글바글하겠지만 양쪽 다 평소에는 투망피만 다니게 됩니다. 이게 R2를 하는 유저들이 바라는 전쟁의 모습일까요. 모두가 되든 안되든 국지전이든 대규모 전투든 전장에 나가 칼을 휘두르며 싸우길 원합니다. 이런 재미와 희망을 꺽고 있는 것이 현재 R2의 투망입니다."


또 다른 의문. 어짜피 투망이 없던 때도 고렙 사냥터 통제는 일어나고 약한 쪽은 밀려나왔지 않았나.


"반왕이 오래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길드와 연합하고 성길드연합에 대적하고 새로운 길드연합이 탄생되고 내부에서 무너지고 갈라지고 다시 연합하고... 전투는 끝없이 이어집니다. 하지만 투망 때문에 뜻이 있어도 나서지 못하는 거죠. 아무리 좋은 장비와 검방을 갖추고 의기투합해도 한순간 투망피에 손도 못써본다는 생각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죠. 투망이 없다면 수적으로 밀리더라도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가지고 적과 대응해볼 수는 있습니다. 자신이 속해있는 길드를 위해서 잃을 때 잃고 질 때 지더라도 뭔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남 좋은 일 시킬 게 뻔하다며 복귀를 망설이는 주변 분들이 너무 많거든요."


R2와 자주 비교되는 리니지에도 투명망토는 있다. 리니지 초창기에는 현재 R2의 그것과 같이 투명망토의 딜레이가 없어 투망피가 유행했으나 이후 망토를 벗고 나서 공격하는 데 걸리는 딜레이 시간이 도입되면서 투망피는 많이 사라졌다. R2에서 투명상태를 인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엘프의 디텍션 마법 정도인데 비해 리니지에서는 불투명물약이 있고 흑단이나 마법을 날려서 혹은 기사 클래스도 마법투구를 이용해서 상대방의 투망을 벗길 수 있다. R2에서 유일한 대응책인 엘프 캐릭터는 전투에서 가장 먼저 일점사를 당해 마을로 귀환하게 되고 그 다음은 대응책이 없는 투망피의 시간이 된다.


"투망을 없애야 한다 투망피가 사라져야 한다는 게 아닙니다. 투망피에 대응할 수 있는 어떤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대응할 방법도 방어도 불가능합니다."


공격 딜레이가 없는 투명망토의 문제는 처음 투명망토가 등장했을 때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그러나 리니지의 초창기 모습을 원형으로 조금씩 그 변천사를 따라가는 패치를 계속해왔던 R2 의 과거를 떠올리면서 투명망토로 인해 생기는 몇 가지 문제점들에 대한 리니지식 해법 또한 금새 R2에 도입되리라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한 때 업데이트 예정이라고 소개된 스팟 상점의 디텍션 아이템 판매 예정 소식은 그러한 믿음을 더욱 강화시켜주기도 했다. 그러나 감감무소식... 업데이트 예정은 예정에서 멈춰있다.


투망피에 당하는 것은 일반적인 사냥이나 전투를 통해 아이템을 떨어뜨리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말을 빌리자면 '싸우다 누워서 떨어뜨리는 것은 더 좋은 장비를 구하기 위한 욕구를 불러일으킬 뿐'이기 때문. 현질을 해서라도 더 좋은 장비를 맞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맞춘 장비를 싸움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떨어뜨린다면...


'누가 고가의 장비를 사겠어요'


왠지 이 말이 가슴에 남는다. 어쩌면 이 말은 '누가 R2 를 다시 하려고 하겠어요' 로 변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투망 공격 딜레이 패치가 된다고 갑자기 R2의 동접자가 두 배로 늘어나거나 하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신섭을 자꾸 여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 지금 R2에 필요한 것은 월급타면 강해져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이 아닐까. 어쩌면 그 희망을 가로막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현재의 투명망토는 아닐지...



Inven Niimo - 이동원 기자
(Niimo@inven.co.kr)

2008년 3월 27일 목요일

온라인게임 현금거래에 첫 벌금형 선고

온라인게임의 게임머니를 현금을 주고 거래한 혐의로 약식재판에 회부된 피고인에게 법원이 처음으로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연합뉴스가 3월 27일자로 보도했다.


연합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부산지방법원 형사5단독(김종수 판사)는 24일 유명 MMORPG 리니지의 게임머니 아덴을 현금을 주고 거래한 김모(32)씨와 이모(32)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과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는 것. 이들은 2007년 5월부터 약 두 달간 아이템베이, 아이템매니아 등 게임아이템 중개사이트를 통해 리니지의 게임머니를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식으로 2천여 명과 2억3천400만원 상당에 해당하는 게임머니를 거래해 약 2천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


법원이 이들에게 적용한 것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1항에는 게임물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거나 재매입을 업으로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시행령(제18조3)을 통해 1. 게임물을 이용할 때 베팅 또는 배당의 수단이 되거나 우연적인 방법으로 획득된 게임머니 2. 제1호에서 정하는 게임머니의 대체교환 대상이 된 게임머니 또는 게임아이템 등의 데이터 3. 게임제작업자의 컴퓨터프로그램을 복제, 개작, 해킹 등을 하거나 게임물의 비정상적인 이용을 통하여 생산, 획득한 게임머니 또는 게임아이템 등의 데이터로 환전 및 환전 알선 금지의 대상을 한정하고 있다.


고스톱, 포커류 등 웹보드 게임의 게임머니 환전, 환전 알선에 대해서는 비교적 법리 해석이 명확해 포커머니 거래 사이트로 회원 가입을 유도해 현금 15억원 상당의 게임머니를 매입 판매한 업체가 적발되는 등 법 개정 후 단속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지만 MMORPG의 게임머니는 단속 대상이 되는 게임머니가 속칭 '작업장'을 통해 생산된 것으로 한정되면서 이를 입증하기가 어려운 탓에 실질적인 법적용도 난항을 겪어왔다.


급기야 문화관광부가 2007년 작업장 단속 가이드라인을 통해 특정 온라인게임의 캐릭터 등을 키우면서 게임머니를 벌고 아이템을 수집해 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는 개인 또는 집단을 작업장으로 규정하면서 단속 대상을 명확히 하면서 "단순한 게임이용이 아닌, 오로지 영리를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불법프로그램이나 다수의 인력을 이용하여 대량으로 생산하는 게임머니,아이템(소위 작업장 생산물)"을 "환전(알선) 또는 재매입하고, 또한 이러한 행위가 지속,반복되어 영업행위가 되는 경우"로 세부기준을 마련하였지만 MMORPG의 게임머니 중 단속의 대상이 무엇인지에 대한 해석의 여지는 남아있는 상태였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인벤과의 전화통화에서 '법을 해석하는 것은 사법부의 영역으로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행위를 통해 이익을 추구한 것이므로 영업행위로 판단된다. 게임을 돈벌이 수단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입법취지이므로 판결내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디지털자산유통협의회의 김기범 실장은 'MMORPG의 게임머니 중 단속의 대상이 되는 것은 오토프로그램을 이용하거나 많은 인원을 고용해 비정상적으로 생산된 것에 한정된다'면서 '구체적인 사실은 확인해보아야겠지만, 비정상적으로 생산된 게임머니가 아닌 한 단순히 거래량이 많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은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주었다.


현재 벌금형 받은 김씨 등은 옛 문화관광부와 법원이 서로 다른 해석을 내려 피해를 봤다며 부산지방법원에 정식재판을 청구한 상태. 이후 있을 정식재판의 결과가 나오기 까지는 현금거래 금지의 대상이 되는 게임머니의 범위와 단속 대상에 대한 논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Inven Niimo - 이동원 기자
(Niimo@inv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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